제목: 10월 5주차 신간 전자도서 안내. 작성자: 경북점자도서관(kb2999) 작성일시: 2026-10-30 11:04:09.332294 조회수: 9 본문내용 우리 경북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 여러분들의 독서와 학습을 위해서 주 1회 전자도서와 월 2회 음성녹음 도서를 신규로 제작하여 등록합니다. 1. 밤을 달려 온 [한국소설] 저자: 연여름 한국SF어워드·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 연여름의 최신 단편집! 섬세한 문학적 상상력과 독보적 필력으로 펼쳐내는 다양한 연대의 가능성과 그 모습 한국SF의 차세대 작가로 굳게 자리매김한 작가 연여름의 신작 단편 소설집 『밤을 달려 온』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한국SF어워드와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한 이래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오며 평단과 독자의 고른 지지를 받아 온 저자가 그간 선보인 섬세한 사회 비판 의식과 문학적 상상력의 정수를 담은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구름을 터뜨리면」과 「하품」 등 수록작들은 기후 불평등과 입양 제도 같은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동시에, 소외된 이들이 그 틈새에서 피워내는 연대의 가능성을 사회학적 시각으로 그려 낸다. 극단적 사막화가 진행된 기후 SF부터 전염병으로 꿈을 잃은 근미래, 안데르센 동화의 SF적 재해석, 1940년대 경성으로의 시간 여행까지 다채로운 장르적 변주를 통해 서사적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았다. 2. 브릴리언트 블루 [한국소설] 저자: 함지성 엑상프로방스의 눈부신 태양 아래, 오직 사랑만이 전부였던 그해 여름 우리 그리고 돌아온 뉴욕에서 맞이한 차가운 이별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수키에게는 애써 잊으려고 해도 자꾸만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몇 년 전, 보라카이에서 만난 프랑스인 커플 필립과 모나의 초대로 처음 찾았던 엑상프로방스. 그곳에서 만난 남자, 리버. 자연스럽게 쓸어 넘긴 머리칼과 잘생긴 이마, 소매를 걷어 올린 남색 셔츠를 입고 팔을 자동차 문 밖으로 뻗은 채 휘파람을 불고 있던 사람. 노란색이 섞인 푸르스름하고 맑은 눈동자를 가진 그가 내민 손이 다시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그런 날이 있었다. 잘 지내다가도 문득 그 사람 생각에 사무쳐 잠 못 이루던 밤.” 하지만 이제 모두 추억일 뿐. 그와 이별한 지금, 수키의 곁에는 그녀만 바라보는 케빈이 있다. 너무나 다정한 사람. 하지만 그 다정함에 항상 희미한 짜증이 나는 건 왜일까. 그러던 어느 날 필립과 모나가 전해온 결혼 소식. 리버도 불렀을까? 그곳에 가면 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수키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망설임 끝에 수키는 뉴욕에서의 잔잔한 일상을 뒤로한 채 동생 르네와 함께 오직 사랑만이 전부였던 그해 여름날의 남프랑스로, 광활한 하늘 아래 보랏빛 라벤더를 활기차게 품고 있는 엑상프로방스로 향하기로 하는데…. 3.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소설] 저자: 배예람 그 아이를 죽이고자 하는 열의가 나를 살게 하는 모든 것이었다 #사랑 #우정 #연대 #집단 #소외 #강박 #공포 #저주 #살의 #살인 아포칼립스 장르소설들로 이 시대의 여러 상실을 메꿔온 배예람 작가의 첫 장편소설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가 「YA! 시리즈」 스물여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배예람 작가는 ‘학교’라는 공간적 배경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학교 ‘생활’에 주목하여, 청소년기 때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사회적 문제들을 시사한다. 누군가는 학교라는 집단에서 찬란한 학창 시절을 보냈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끔찍한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그 시절을 직접 지나고 있거나, 이미 지나온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면서도 치유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소설은 어느 날 학교에서 눈을 뜬 ‘나희’와 ‘이경’이 ‘제0교시 살의 영역’ 시험에 응시하게 됨으로써 맞닥뜨리는 시련을 게임 형식으로 박진감 넘치게 이끌어감과 동시에, 두 인물의 시점을 교차하며 마음속 염증을 건드린다. 한때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였던 ‘나희’와 ‘이경’이 서로를 죽여야만 끝나는 ‘제0교시 살의 영역’은 과연 어떤 결말을 불러올까? 그리고 그들은 어째서 서로를 죽이고 싶은 ‘살의’를 품게 된 것일까? 4. 설이 [한국소설] 저자: 심윤경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는, 소설판 [SKY 캐슬] 14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심윤경 작가가 일곱 번째 장편소설이자 17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성장소설 『설이』로 돌아왔다.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성장소설 이상의 성장소설’로 불렸다면, 『설이』는 ‘완전히 새로운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설이’의 혹독한 성장담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강하고 세차며 맹렬하면서도 따뜻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설이』는 난마처럼 뒤얽힌 교육 문제에 갇혀 갈 길을 잃어버린 이 시대 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화제가 된 드라마 [SKY 캐슬]과 닮아 있다. 그러나 [SKY 캐슬]이 입시를 둘러싼 부조리에 집중되어 있다면, 『설이』는 본질적으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좋은 교육 환경 아래서 성취와 성공을 위해 행해지는 부모 코칭이 과연 진정한 사랑인지를 묻는다. 『설이』는 얼마나 아이를 키우기 힘든지에 관한 어른들의 이야기뿐인 현실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자라기 힘든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설이』를 읽는 독자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 뒤에 숨은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짜 사랑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5.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 [한국소설] 저자: 권김현영 “나는 너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권김현영 작가의 첫 소설, 페미니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 남들보다 높은 체온과 정전기를 일으키는 독특한 체질의 ‘씨씨’. 사람이 아니거나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거나 심지어 사물이나 동물들조차 틈만 나면 씨씨에게 몸을 붙인다. 그런 씨씨 앞에 나타난 ‘D’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씨씨를 안심시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D의 말과 행동에서 씨씨는 어떤 위화감을 느낀다. 씨씨의 가장 가까운 친구 ‘권’은 씨씨의 내적 갈등을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 권은 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서 애쓰는지 답답해하며, 차라리 여자를 만나라고 권한다. 씨씨는 결국 여성의 몸과 이름에 가해지는 폭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6. 아주 짦은 이집트사 [역사] 저자: 양보미, 알파고 사나씨 고대 왕조의 영광부터 현대 공화국의 피땀까지 한 권으로 읽는 가장 입체적인 5,000년 이집트의 역사 우리는 흔히 이집트를 잘 안다고 착각한다. 피라미드와 미라, 투탕카멘과 클레오파트라라는 강렬한 이미지의 파편 속에 고대 이집트를 가두어 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해 온 고대의 영광은 실제 이집트라는 거대한 역사적 공간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이집트 문명은 단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파라오의 신전이 교회로, 그리고 다시 모스크로 형태를 바꾸었을 뿐 나일강은 여전히 흐르고 그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은 5,000년 동안 도도하게 계속되어 왔다. 『아주 짧은 이집트사』는 바로 이 긴 시간을 가장 입체적으로 담아낸 책이다. 1799년 로제타석의 발견과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의 천재적인 문자 해독으로 고대 문명이 침묵을 깨고 ‘보이는 역사’에서 ‘읽히는 역사’로 부활한 순간부터 시작하여 거대 제국의 침략과 종교적 대전환 그리고 현대 공화국의 격동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사의 전체 흐름을 단 한 권으로 명쾌하게 관통한다. 이 책은 두 저자의 강점이 결합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집트 현장을 발로 뛰어온 이집트 전문 가이드 양보미와 외신 기자이자 날카로운 통찰로 중동 문제 해설자로 활동해 온 알파고 시나씨가 함께 집필했다.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국제정세를 읽는 넓은 시야가 만나 독자들은 고대 문명과 현대 중동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찬란했던 고대 왕조의 전성기만을 다루지 않는다. 페르시아와 로마의 지배를 받던 외세 지배기, 콥트 기독교의 박해와 이슬람령으로의 편입, 십자군을 무너뜨린 살라딘과 노예 군주 맘루크의 신화, 근대화의 아버지 무함마드 알리가 마주한 수에즈 운하의 그늘, 그리고 나세르·사다트·무바라크로 이어지는 현대 공화국의 잔혹한 독재와 타흐리르 광장의 생생한 혁명 현장까지 완벽하게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이집트를 다시 읽게 만드는 책이다. 7. 오늘도 견뎌온 당신에게 [인문] 저자: 미야지 나오코 지금 힘든 당신을 위한, 가장 따뜻한 심리학 일본 트라우마 심리학의 최고 권위자, 미야지 나오코 교수의 최신작! 이 책에서 미야지 나오코 교수는 현대인이 겪는 일상의 상처를 심리학적·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분석하며, 상처를 단순한 개인의 약함이 아닌 현대 사회의 구조적 결과물로 바라본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반복적인 상처’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명하며, 상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제안한다. 아울러 ‘연결의 피로’, ‘디지털 시대의 감정노출’, ‘공감의 공동체’ 등 현대 사회 특유의 상처 환경을 날카롭게 통찰하면서, 성찰과 관계 회복의 용기를 건넨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상처를 딛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감정 회복의 심리학이자, 관계의 윤리를 새롭게 모색하는 공감 인문서라고 할 수 있다. 8. 재봉틀과 금붕어 [일본소설] 저자: 나가이 미미 한 번 읽으면 잊히지 않는 강렬한 여운! “행복한 인생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에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행복했습니까?”라는 짧은 질문이 모든 걸 흔든다. 가케이는 기억을 잃어가는 중이지만, 잊을 수 없는 감정은 영혼 깊숙한 어딘가에 남는다. 어릴 적 어머니의 죽음, 폭력적인 계모, 혼자 낳아 키운 아이, 생계를 이어주던 재봉틀 한 대, 그리고 물속을 조용히 헤엄치던 금붕어. 저자 나가이 미미는 케어매니저로 살아온 경험을 살려 한 편의 소설로 꿰어냈다. 마흔이 훌쩍 넘은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56세라는 빠르지 않은 나이에 첫 장편소설로, 제45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치매를 앓는 주인공의 시간을 넘나드는 회상장면들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흐른다. 흔히 떠올리는 치매 환자의 이미지와 달리 주인공은 때로는 상황을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기고, 때로는 온전히 그 과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단순하게 이어지는 것 같은 주인공의 과거들은 마지막 기억 조각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하나의 긴 인생 스토리로 완성된다. 일본에서 책이 출간되고 독자들은 말했다. “책을 덮은 뒤에도, 내가 그 삶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이 말처럼 이 소설은 ‘끝나고 나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쉽게 잊히지 않는 여운은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된다. 먼 과거가 오히려 또렷하게 남아 있는 시간의 아이러니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한 노인의 삶 앞에 조용히 앉아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떠올린다. 불행하고 힘들기만 한 것 같은 삶 순간순간에 우리를 일으키는, 사랑받았던 순간이 있었음을 말이다. 9.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사회정치] 저자: 구마시로 도루 노키즈존ㆍ노시니어존의 확산, 늘어나는 정신과 진단명 건강과 위생 강박, 불편을 참지 않는 사람들… 우리가 추구한 ‘쾌적함’이라는 미덕이 오히려 배제와 낙인, 통제의 연료가 되고 있다 * 2021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수상작 * 사회학자 오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강력추천 쓰레기 없는 깨끗한 거리, 정시에 칼같이 움직이는 대중교통, 어디서나 터지는 와이파이와 냉난방 시스템, 소음이나 냄새를 허락하지 않는 무음무취의 공간,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업 종사자, 지극히 얌전한 아이들과 단정하고 건강한 어른들. 현대인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청결하고 안전하며 질서 정연한, 그야말로 ‘쾌적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쾌적함이 타인을 향한 노골적인 배제와 통제의 동력이 되고, 더 나아가 우리를 억압하고 병들게 하고 있다면 어떨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마시로 도루는 신간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에서 우리가 이룩한 질서와 청결, 효율과 균질화가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갔는지, 그리고 왜 이 최적화된 사회에서 개인은 더 불행해지고 있는지를 파헤친다. 이 책은 질서와 청결을 숭상하는 일본에서 출간 즉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서점인과 독자들이 그해 최고의 인문서에 수여하는 ‘기노쿠니야 인문대상’(2021)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현대 도시 시스템은 과거의 불편함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켰지만, 동시에 개인을 억압하는 또 다른 힘으로 작동해왔다. 이제 현대인들은 무결점의 능숙하고 효율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한다. 저자는 정신건강, 신체건강, 청결, 저출생, 공간 설계, 의사소통을 주요 키워드로,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가치들이 어떻게 개인을 ‘정상성’이라는 좁은 규격 안에 가두고, 그 기준에 미달하는 이들에게 부적격 낙인을 찍는지 날카롭게 짚어낸다. 이제 우리는, 과거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일들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필요 이상의 수치심과 죄책감, 열등감을 느낀다. 그 결과 사회는 더 예민하고, 엄격하고, 편협해졌다. 저자는 “모두가 쾌적함에 취해 숨이 탁탁 막히는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게 기묘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며, 완벽한 시스템에 숨은 고충과 해악, 그 결과 우리가 맞닥뜨린 부자유를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학자 오찬호 역시 “쾌적함과 불쾌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떠돌며 정상과 비정상을 쉽사리 구분하는 풍토를 과감하게 짚어낸다”며 “‘사회적 청결’이라는 시대의 흐름이 차별과 혐오의 연료가 되고 있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를 희망한다”고 일독을 권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또한 “안전한 사회가 될수록 안심은 되지 않는 아이러니가 일본과 한국의 현재”라며, 이 책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뼈 때리는 진단과 처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은 고도화된 질서 속에서 배제와 낙인, 통제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시의적절하고도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열어줄 것이다. 10. 해파리 만개 [한국소설] 저자: 김초엽 “쓸모없는 것은 정말로 쓸모없는 것일까” 설명되지 않는 존재들이 머무는 자리에서 세계의 경계를 다시 쓰는 소설가 김초엽 두 번째 짧은 소설집 『해파리 만개』 출간 인간과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을 집요하게 갱신해온 소설가 김초엽의 두 번째 짧은 소설집 『해파리 만개』가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김초엽은 인간과 비인간이 교차하는 세계를 바탕으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관계와 문제의식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해왔다. 첫 짧은 소설집 『행성어 서점』이 서로 다른 존재가 마주하는 낯선 세계를 열어 보였다면, 『해파리 만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규정할 수 없는 존재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구분해온 방식을 되묻는다. 풍경을 응시함으로써 순간을 고정시키는 힘이 생겼다고 믿는 ‘모래’, 갑자기 생겨나 증식하며 도시를 혼란에 빠뜨리는 ‘해파리’, 몸에 닿는 순간 알 수 없는 생각과 느낌을 주입하는 ‘끈적이’, 인간의 필요에 따라 개발되었다가 쓸모를 다하자 버려진 ‘네모’, 우주선에 불시착해 눈물을 전파하는 애물단지가 된 ‘젤리’, 기이한 생명력을 품고 인간과 교감하는 ‘골렘’까지 『해파리 만개』에는 익숙한 질서에 매끄럽게 포섭되지 못하고 어긋난 상태로 남아 있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불편함을 동반한 채 인간의 반경 안으로 스며드는 그들을 김초엽 작가는 중심으로 불러내며, 그 자체로 세계를 구성하는 또 다른 존재임을 인식케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쓸모, 기능, 효율과 같은 기준과 질서가 흔들리는 자리에서, 독자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설명되지 않는 것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짧은 소설집에는 빛의 입자와 색의 확산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그림작가 박지숙이 함께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유영하는 듯한 그림들은 소설 속 장면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이야기의 감각을 이미지 차원으로 환기한다. 천장 틈새로 보이는 도시의 골목이 해파리의 보랏빛으로 물든다. 해파리들은 기능이 없고, 쓸모가 없고, 그저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존재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것이다. _「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에서